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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판

<진격의 대학교>, 취업사관학교 된 대학, 누구 탓일까 대학구조개혁평가가 한창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란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하면서, 동시에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시스템이다. 교육부의 표현에 따르면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구조개혁 방안’으로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결국 교육부가 제시하는 지표에 맞추지 않으면 퇴출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대부분이 사학(私學)인 터라 가능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대학은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 혈안이 된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예컨대 ‘교사(校舍)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부랴부랴 건물을 짓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내 일자리를 늘린다. 꼼수의 향연이 벌어진다. 대학이 ‘교육부의 지표’라는 푯대.. 더보기
<탈바꿈>, 원전 폐로마저 경제성? 안전과 미래 생각해야 정부가 ‘고리원전 1호기 폐로’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인터넷 기사를 통해 접했다. 후쿠시마 사태처럼 만약 고리원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 피해반경에 속하는 양산에 살고 있는 나로썬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다. 지난한 싸움 끝에 드디어 탈핵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니 헛웃음부터 나왔다. 폐로를 결정한 이유가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폐로결정 사유에는 탈핵은커녕 경제논리만 가득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위원회 논의결과 브리핑에서 “폐로산업을 키우기 위해 (고리원전 1호기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과 “2030년 이후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는 세계 원전 해체시장의 본격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했단다. 다시 말하면 고리원전 1호기.. 더보기
<파농>, 한국인이 내면화한 '식민성'을 끝장내려면 “한국인은 서양인이야.” 학부 시절 들었던 어떤 강의에서 교수가 한 말이다. 괴짜로 소문난 교수였기에 그때는 그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한국인은 한국인이지, 어떻게 서양인일 수 있는가’하고 말이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말마따나 한국인은 서양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근대 이후 철저하게 서양화됐다.(지금의 나로서는 과거가 어땠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서양인의 체계로 사유한다. 미적 기준도 서양인의 것을 따른다. 백인을 선망한다. 백인에게서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면서도 동남아계나 흑인에게는 본능적인 거부감을 느낀 적 없는가. 그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도,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서양에서 설정한 잣대로 민족의 우열을 나누는.. 더보기
<인문학 페티시즘>, 한반도를 점거한 가짜 인문학을 몰아내자 책을 좋아하는 터라 종종 서점엘 들른다. 한꺼번에 여러 권을 주문하는 버릇이 있어 책을 구입할 때는 주로 인터넷서점을 이용하지만, 집에서 깜빡하고 책을 빠뜨리고 오거나 당장 읽고 싶은 책이 생길 때는 일부러 시간을 내 서점엘 들른다. 서점에 들어서면 광활하게 진열돼 있는 책의 바다가 내 마음을 상쾌하게 만든다. 인문사회 관련 책에 관심이 있어 그런지 발걸음은 자동적으로 인문사회 쪽 진열대로 향한다. 진열대 위에 누워있는 책들을 이리저리 훑다보면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유독 눈에 많이 띈다. 밥, 생각, 희망, 이미지, 관찰, 광고, 엄마 등등…. 인문학이 붙지 않은 제목을 찾기 힘들 정도다. 서점의 사방팔방이 인문학으로 가득하다. 제목에 많이 쓰인다는 건 그만큼 ‘인문학’이란 단어가 판매량에 어느 정도 .. 더보기
<스물다섯 청춘의 워킹홀리데이 분투기>, 보이는 것만 보다가는 큰 코 다친다! 일상은 익숙함으로 가득하다. 일상 속에 포함된 공간, 인물, 상황 등은 뻔하다. 한 번씩 색다른 일이 벌어지곤 하지만 그뿐이다. 떠돌이로 살지 않는 이상, 되돌아가야만 하는 것이 일상이다. 어쩌면 떠돌이 생활도 일상으로 고착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일상의 중력은 강력하다. 하지만 강력한 중력만큼 벗어나려는 마음도 비례한다. 일종의 관성이랄까. 의 저자도 일상에 질려버렸을 것이다. 강하게 짓누르는 일상의 중력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자는 워킹홀리데이라는 제도를 통해 호주로 훌쩍 떠난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수중에 돈이 없는 저자가 일상을 탈출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또 다른 일상에 불과했다. 이 책은 저자의 ‘일상탈출기’이자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