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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당신의 마음엔 어떤 음식이 새겨져 있나요? 쉼은 항상 달콤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쉬는 게 지루할 만큼 늘어지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산책을 나가곤 한다. 주섬주섬 널브러진 옷가지를 챙겨 입고는 집을 나선다. 귀에 이어폰을 꼽고는 산책로를 터덜터덜 걷다보면 지루함이 살짝 가신다. 익숙할 만큼 익숙해졌지만 집에서 뒹구는 것보다는 산책이 덜 지루하니까. 십여 년간 한 동네에 살다보면 산책하는 길 곳곳에 기억이 묻어 있다. 눈가에 머무는 풍경에서 옛 자취를 읽어내다보면 지루할 새가 없다. 나는 옛 일을 쉽게 잊는 편이다. 잊는다기보다 묻어둔다는 표현이 적확하겠다. 장소나 물건 같은 매개물에서 관련된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산책은 길가의 풍경에서 추억을 캐내는 일종의 놀이다. 음식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엄마의 맛을 느.. 더보기
세상을 직면한다는 것, 영화 <잉투기> 잉여. 다 쓰고 난 나머지를 뜻하는 단어다. 본래 잉여란 잉여 생산물, 잉여 가치 등 긍정적인 뜻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이제 잉여는 정말로 다 쓰고 난 나머지, 정확히 말하면 다 채우고 남은 찌꺼기를 뜻하는 단어가 됐다.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찌질이. 그것이 바로 잉여다. 이런 잉여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가 있다. 바로 엄태화 감독의 〈잉투기〉다. 〈잉투기〉는 실제 디씨인사이드 격투 갤러리(이하 격갤)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영화다. 영화는 주인공 태식(칡콩팥)이 온라인 게임(리니지2) 아이템을 팔러 나갔다가 격갤에서 사사건건 대립하던 젖존슨에게 속아 급습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잉여를 조롱하는 세상 태식이 젖존슨에게 폭행을 당하는 장면은 동영상으로 찍혀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