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유연화 썸네일형 리스트형 <근시 사회>, 미래를 팔아 현재를 사는 세상의 말로 나는 근시를 앓고 있다. 6살 때였나, 한 달 정도 눈병을 앓더니 눈이 급격히 나빠졌다. 가까이서 텔레비전을 보던 습관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때부터였으니 안경과 동고동락한 지도 얼추 25년이 지났다. 25년간 흐릿한 아침을 맞이한 것이다. 기상 후 초점이 나가 뿌옇게 뭉개진 시야 속에서 눈을 가늘게 떠 더듬더듬 안경을 찾는 일은, 우스꽝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숙명이 되어버렸다. 안경은 내 삶의 일부다. 만약 안경이 없다면 나는 멀리 있는 어떤 것도 볼 수 없게 된다. 코앞에 있어야만 어떤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삶이란,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그것은 시력뿐만 아니라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사회가 보이지 않는 삶, 어느 것 하나 끔찍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데 여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