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책방의 리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52회에 대한 리뷰는 쓰지 못했습니다. 51회 때 빨간책방에서 소개했던 책,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아직 다 읽지 못했거든요. 빨간책방이 다룬 책을 읽고 방송을 듣는 것과 읽지 않고 듣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52회는 아껴두었습니다. 빨리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고 싶네요.
빨간책방이 기다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소개하는 ‘내가 산 책’ 코너 때문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최근에 어떤 책을 사서 읽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이동진 평론가가 우연히 저와 같은 책을 샀다는 말을 들을 때 드는 묘한 동질감이 기다려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내가 산 책’ 코너에는 이동진 평론가가 산 네 권의 책이 소개되었습니다. 바로 데이먼 러니언 작가의 단편집 『데이먼 러니언』, 산악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라인홀트 메스너의 『검은 고독, 흰 고독』, 대한민국의 아파트 현상을 다룬 박철수의 『아파트』, 박해천의 『아파트 게임』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직접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빌려 읽은 책, 『아파트 게임』이 소개되어 참 묘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산악문학의 고전이라는 『검은 고독, 흰 고독』은 어떤 책일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여건이 되면 구입해서 읽어봐야겠네요.
빨간책방 53회의 ‘책, 임자를 만나다’에서 소개된 책은 바로 김승옥 작가의 단편들입니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는 가장 유명한 「무진기행」을 비롯해 「서울 1964년 겨울」, 「염소는 힘이 세다」, 「서울의 달빛 0장」 등 네 편의 단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더군요.
빨간책방을 듣기 전에 김승옥 작가가 누구인지 잘 몰랐습니다. 「무진기행」이란 단편도 교과서에서 본 그 짧은 내용만 알뿐이지 김승옥 작가가 쓴 것인지도 몰랐죠. 워낙 인문학과 사회과학 서적 위주로 편독을 해온 터라 소설과는 전혀 인연이 없어서 일 것입니다.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김승옥이라는 작가가 한국 문단에서 얼마나 대단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동진 평론가가 말하던 말 중에 가슴에 탁하고 박힌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형식을 부여하는 것이 창작에 큰 동력이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가 경험하고 있던 바를 정확하게 묘사한 말이더군요. 형식이 없이 글을 쓸 때 굉장한 곤란을 겪던 제가 ‘기사’라는 형식을 부여하고 나니 막힘없이 글을 써내려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깨달음이 얼마나 달던지 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빨간책방 53회는 「무진기행」을 제외한 다른 세 단편을 가지고 이야기했습니다. 54회에서는 「무진기행」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제 방에 장식장처럼 변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무진기행」이 꽂혀 있는 것을 생각해냈습니다. 아직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도 다 읽지 못했는데, 읽을 책이 하나 더 늘어나버렸네요. 얼른 책을 읽으러 달려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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