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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일상

'작은'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따라 책 읽기가 버겁다. 글 쓰기도 영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기보다는 거창한 한 가지 책을 읽으려고 하려는 마음음이 강해졌다.


  거창한 책을 읽기가 그렇게 쉬운가. 자본론, 꿈의 해석 등 이런 것들을 읽다보면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고,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이로다'하는 마음만 들 때가 많다.


  책을 잘 읽지 않게 되니 글도 딱히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때가 많다. 또 귀찮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며칠 쯤 반복되다보면 내가 글을 써서 먹고 살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쯤이면 항상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실천해보자라는 열정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하지만 작심삼일이란 말이 괜히 있겠는가. 이런 마음도 흐지부지 사라져버리고 만다.


  조급한 마음이 계속되면 '한 방'에 해치우자는 마음이 생긴다. 지식이란 것이, 일이라는 것이 차곡차곡 쌓여서 늘어가는 것임에도 허송세월한 기간이 마음에 걸려, 그것을 다 소급해보고자 '한 방'이 생각나는 것이리라.


  그렇지만 그 '한 방'은 쉽게 오지 않는다. 아마 아예 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한 방을 바라다보면 또 좌절하기 마련이다. 이런 짓을 수없이 반복해왔지만 이런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불편함을 거부하는 이런 나태함은 쉽게 없어지기 힘든 것이니 말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이런 글처럼, 내가 쓰고 싶은 수작들도 이런 작은 범작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해온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하루하루 써 내려간 일기가 한 권의 책이 되고, 한 편씩 써 보내는 서평들이 모여 나의 미래가 되는 것처럼 이제부터라도 글 쓰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언젠가 이 다짐은 다시 무너질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남겨놓은 글귀들이 다시 내 마음을 잡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작심삼일도 매번 하다보면 작심백일이 되고 작심천일이 되고 작심만일이 되는 것이리라. 네 시작은 심히 미약하였으나 네 끝은 창대하리라. 이것은 요행을 바라라는 뜻이 아니라 그 미약함에서 미약함을 지속적으로 쌓아가다보면 결국에는 창대해지리라는 말일 것이다. 


  이 '작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마중물이 되어, 한 편의 작품이 되고, 한 권의 책이 되고, 내 인생의 걸작이 나왔으면 좋겠다. 글 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책 읽는 것을 즐기다보면 재물도 따라오고, 명성도 따라올 것이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이런 티끌이 모이다보면 결국 하나의 태산이 만들어질 것이기에.




▷▷▷  언제 찍은 것인지 모를, 항상 그렇게 있어왔던 양산천 둔치...



  책을 읽는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모두 위의 사진처럼 일상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 찍은 것인지도 모를 양산천 둔치처럼. 그렇게 존재하고, 항상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리라. 내가 그것을 찾아가지 않을 뿐. 책을 드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글 쓰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지 말자. 이런 주절거림 또한 글이고, 스쳐지나가는 책장도 독서일 것이다. 내가 즐겨 거니는 양산천의 둔치처럼, 그렇게 가볍게 읽고 써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