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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콜라주

안나 카레니나, 사랑과 사회의 공존은 불가능하다.




  3월 21일. 시일이 맞아 개봉된 날에 영화를 보러 갔다. <<7번방의 기적>>을 본 이후 2013년의 두 번째 영화다. 아마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원작으로 한 영화일 것이다. 딱히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는 편이라 톨스토이의 저작 역시 하나도 읽어본 적이 없다. 집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두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다. 


  영화의 결말은 비극적이다.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가 자살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사랑의 끝이 죽음이라니, 당연히 비극적이라고 할 만하다. 카레니나는 한 남자를 열렬히 사랑했지만 사회적 통념, 주변의 시선 때문에 스스로 사랑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유부녀와 한 청년의 사랑.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때도 이런 사랑은 용납할 수 없었나 보다. 사회는 결국 한 여자의 사랑을 용납하지 않았다.


  사회가 용납하는 사랑은 한정적이다. 지금은 괜찮아졌지만 예전에는 연상연하 커플도 용납받지 못한 때가 있었다. 남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괜찮지만 여자의 나이가 많은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쉽게 드러낼 수 없다. 사회가 그것을 터부시하기 때문이다. 유부남과 처녀, 총각과 유부녀의 사랑. 이것은 불륜으로 매도돼 처벌을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규정되고 있다.


  사랑과 사회란 공존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안나 카레니나의 비극적 죽음처럼, 지금도 이런 비극적 사랑을 하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결코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지탄을 감내하기에는 인간이 너무나도 나약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둘만의 경험"이라고 말했던 알랭 바디우의 예찬처럼, 어떤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 아니라 둘만의 경험을 하고 있다면 사랑으로 인정되는 그런 세상은 올 수 있을까. 안나 카레니나의 죽음은 그것이 쉽지 않으리라고 말하는 것 같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