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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일상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아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한눈에 반할 수도 있을 테고, 오랫동안 그 사람을 봐 오면서 좋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일반적인 사랑을 하곤 한다. 한 번 봤을 뿐인데도 호감을 가지기도 하고 긴 시간을 같이 있으면서 그 사람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항상 호감, 좋아함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알랭 바디우라는 사람이 "사랑은 둘의 경험"이라고 했다는 것을 강신주의 입을 통해 들은 적이 있다. 둘 만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찍는 것. 나와 상대방 외에 다른 모든 이들은 조연인 상태. 나는 이런 둘의 경험을 해본 적이 거의 없다. 한 번은 둘의 경험을 했었지만 사회적 터부를 꺽지 못하고 종결했고, 다른 한 번은 둘의 경험을 열심히 해보려고 했지만 항상 둘 사이에는 다른 사람들이 끼어 있었다. 결국 그 말로도 좋지 못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그 누군가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다. 저돌적이며, 물불가리지 않는 그런 열정으로 그 사람에게 달려들기 마련이다. 나도 남자이기에 그럼 경험을 여러 번 가졌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을 챙기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며칠을 그러고 있다보면 이런 생각이 끼어든다. '내가 고백을 할 수 있을까.' '고백했다 차이면 그 이후의 관계는 어떻게 하지?' 실행도 하지 않은 채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하다. 


  걱정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상대방에 대한 몰입도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혼자 체념하고는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다보면 "연애를 할 수 있을까"란 덧없는 의문까지 마음 속에 떠오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고, 아니면 끝을 내면 되는데도 말이다. 누군가를 마음에 두면서 쓸데없는 걱정이 끼어들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그런 걱정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누군가를 마음에 두는 일은 그칠 수가 없다.


  '둘의 경험'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은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있다.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두서도 없는 주절거림을 끄적이고 있는 지금도 그 누군가를 생각하고 있다. 세상에서 조연으로 살고 있는 그를 나는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호감 이상으로 나가지 못하는 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친구가 강권하는, 살을 빼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에게 더 잘해줘야만 하는 것인지. 슬프다.


  오지 않는 카카오톡 화면을 바라보면서. 나는 오늘도 한 숨을 내쉰다. 용기 없는 자식 같으니라구. 젠장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