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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책을 캐다

[드라마에서 책을 캐다]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책! 알랭 로브그리예 작가의 <질투>



최근 드라마에서 책이 '클로즈 업' 되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아마 PPL일 확률이 크다. PPL이란 'Product PLacement'의 약자로 영화나 드라마 속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물론 책은 소품으로 자주 쓰이기에 PPL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에 등장하는 책들은 책을 좀 보는 사람이라면 어떤 출판사의 책인지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니 PPL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책들이 마케팅의 수단이라고 해서 그 책의 가치가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 책은 책이고, 책은 읽을수록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드라마에서 책이 자주 등장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책을 가깝게 생각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드라마도 보고, 책까지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니 일석이조가 아닌가.


나는 책을 읽는 것만큼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책을 캐다>란 제목으로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책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씩 포스팅하려고 한다. 앞으로 수많은 드라마가 제작될 텐데, 그 드라마의 수만큼 등장하는 책도 함께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책! 알랭 로브그리예 작가의 <질투>

 

 

'드라마에서 책을 캐다' 첫 포스팅은 현재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속에 나온 책으로 정했다. <별에서 온 그대>가 방영되기 전 드라마였던 <상속자들>을 보고 그 후속작을 보지 않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재밌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 보게됐다. 1화를 본 이후 그대로 <별에서 온 그대>에 빠져버렸다. 


드라마 자체도 재미있는데, 드라마 속에는 책도 많이 등장한다. 주인공 자체가 시간강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이번 포스팅에서 소개할 책은 '별에서 온 그대' 5회에 나온 <질투>라는 책이다. <질투>는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 84번째 책이다. <질투>는 알랭 로브그리예란 프랑스 작가가 지은 소설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가 나온 장면 ⓒ SBS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캡쳐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는 드라마에서 극 중 인물인 한유라의 유서를 꽂아놓는 소품으로 사용됐다. 그 밑에 민음사의 다른 책들도 보인다. 한유라의 유서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질투>란 책의 원샷이 꽤 오랜 시간 나왔다. 아마 이때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의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리라 생각한다.


알랭 로브그리예란 작가와 그의 작품 <질투>는 이때 처음 접한 책이다. 책장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200번까지 구비하고 있지만 대부분 읽지 않은 채로 뒀기 때문에 <질투> 역시 책장에 꽂아두기만 했다. 사실 <질투>란 작품이 세계문학전집에 포함됐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다.


작가와 책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기 때문에 검색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다음은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프랑스 작가 알랭 로브그리예에 대한 설명이다.

 


  1922년 프랑스 브레스트에서 태어났다우수한 학생이었던 그는 1945년 국립 농업 학교를 졸업한 뒤 국립 통계 경제 연구소식민지 유실수 연구소 등의 연구원으로 모로코기니마르티니크 등에도 근무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소설 습작을 하다가, 1953년 소설 고무 지우개로 데뷔하면서 주목할 만한 신인 작가로 떠올랐다이 소설로 로브그리예는 페네옹상을 받았고미뉘 출판사 제롬 랭동의 문학 담당 고문이 되었다. 1954년에는 직장도 그만두고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두 번째로 발표한 소설 엿보는 자(1955)는 프랑스 비평계를 양분시키며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모리스 블랑쇼조르주 바타유 등의 지지를 받으며 그해 비평가상을 거머쥔 엿보는 자는 롤랑 바르트와 제라르 주네트 등 많은 비평가들의 주목을 끌었고이후 로브그리예의 소설 중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비중 있는 작품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의  다른 소설로는 질투(1957), 미로에서(1959), 뉴욕에서의 혁명 계획(1970),시역(1978) 등이 있다.

  로브그리예는 소설가이자 누보로망의 이론가로서뿐 아니라 영화인으로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알랭 레네를 위해 지난해 마리엔바트에서(1961)의 시나리오를 쓴 것을 필두로영화감독으로서 불멸의 여인(1963),유럽 횡단 급행열차(1966), 쾌락의 점진적 변화(1973), 포로가 된 미녀(1982) 등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 사진 ⓒ 내 아이폰4S 카메라



다음은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질투>에 대한 설명이다. 

 

 

  누보로망의 대표작가 알랭 로브그리예의 문학적 실험이 돋보이는 작품전통적 사실주의 문학에 도전장을 던지며소설의 관습적인 기법을 뒤엎은 새로운 문학세계와 만날 수 있다사건인물배경에 대한 묘사는 거의 없이아내를 관찰하는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시선만을 집요하게 뒤쫓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한 남자의 시선으로 구축된 세계를 그린다한 남자가 보고 듣고 겪은 것그리고 그것을 되새기고 의심하다마침내는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조금씩 변형시켜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이 과정에서 '질투'라는 불안한 감정은 점점 정점을 향채 차오르고이후 어떤 계기에 의해 소강상태에 접어든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단순하다프랑스 식민지로 보이는 아프리카 한 지역에 바나나 농장을 경영하는 화자와 그의 아내 A가 살고 있다이웃에는 프랑크라는 남자가 살고 있는데그는 종종 화자의 집에 놀러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며 A와 이야기를 나눈다화자인 남편은 의심의 눈초리로 둘을 지켜보는데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는 남편의 자폐적인 중얼거림과 고통스러운 관찰의 기록이 이 책의 전부이다. 

 

 

누보로망이라니. 듣기만 해도 어려운 느낌이다. 좋아하는 드라마에서 나온 책이라 친숙함은 생겼지만, 그래도 쉽게 읽을만한 책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보로망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에서 발표된, 주로 미뉘출판사를 중심으로 출간된 전위적인 소설작품군을 형용하는 호칭으로, 반소설이라고도 불린다누보로망은 일종의 실험적인 소설으로, 언어의 모험이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그 기법은 '의식의 흐름'(나탈리 사로트)이나 '2인칭소설'(미셸 뷔토르), '객관적인 사물묘사의 철저함'(로브그리예) 등등 다양하다. 누보로망은 당대의 영화사조인 누벨바그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알랭 로브그리예의 <질투>는 서사가 있는 일반적인 소설이 아니다. <질투>의 줄거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내가 바람을 핀다고 믿는 남편이 아내를 관찰하는 것 밖에 없다. 소설을 채우는 것은 '객관적인 사물묘사의 철저함'뿐이다. 아직 서사가 없는 소설을 읽는 것은 힘들다. 언젠가 내공이 쌓인다면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누보로망, 꼭 도전해보리라.


 

 

책 정보

 

제목 - 질투(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4) 

원제 - La Jalousie(1957년)

지은이 - 알랭 로브그리예(프랑스) 

옮긴이 - 박이문, 박희원

출판사 - 민음사 

출간일 - 2003년 8월 20일